경험 이야기

소개가 벼슬이냐?

낭만코딩러 2025. 3. 12. 11:18

IT 프리랜서의 하루: 업계 현실과 소개업체의 갑질

오늘 정말 어이없는 일을 겪었다. 웹 개발자로서 주로 대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웹 시스템 개발 및 유지보수 일을 해오고 있는데, 요즘 경기 침체와 정권 변화로 인해 일감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변화하는 IT 업계 환경

IT 업계는 항상 그래왔듯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술 스택은 계속 바뀌고, 새로운 프레임워크와 도구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요즘 클라이언트들은 "해본 사람"만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문제는 새로운 기술이나 특정 프로젝트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비슷한 경험을 가진 개발자를 찾는 것이 합리적인데, 여기서 중개업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내 이력서를 바탕으로 적합한 업무 경험을 강조하거나 수정하면서 매칭을 시도하는 것이 당연하다.

오늘의 황당한 경험

그런데 오늘 만난 중개업체 담당자는 달랐다. 예전에 한 번 차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던 분인데, 삼성SDS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었다. 아마도 그 배경 때문인지 여전히 자신이 '갑'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오늘 이 담당자는 내 이력서를 자기가 어느 정도 수정했으니, 나보고 나머지를 고치라는 식으로 요구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력서 중개 업무에서 내가 고객이지, 내가 '을'이 아닌데 말이다. 일하는 사람은 나고 돈을 벌어서 수수료 띠어먹는게 니네인데 니는 하는일이 머냐? 도대체 이런것도 안하고  이력서 제출버튼 하나 누르는것으로 월 꼬박꼬박 단가를 주어야하다니 어이가 없음

결국 이력서 삭제를 요청하고 해당 담당자의 메일을 스팸 처리했다.

예전 거래하던 중개업체의 변화

이전에 거래하던 중개업체도 생각났다. 단가는 좀 적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돈은 제대로 주는 업체였다. 하청에 하청에 하청으로 이어지는 3차, 4차 업체 중 하나였는데, 그곳의 전무님이 영업을 담당하셨다. 인상도 좋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업계 사람들을 거의 다 알고 계셨다. 회사가 번성해서 전무님에서 상무님으로 진급하셨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런데 그분이 담당에서 빠지고 다른 분이 맡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새로운 담당자도 똑같이 나보고 이력서를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등 갑질을 시작했다. 결국 더 이상 거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변화하는 업계 구조와 중개업체의 행태

IT 업계의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중개업체들의 행태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식의 접근법으로 최소한의 노력으로 성과를 내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전문성 없이 단순히 연결만 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려는 모습이 아쉽다.

진정한 중개 역할이란 개발자의 강점을 이해하고,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여 최적의 매칭을 이루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나에게 물어보고 본인이 수정해서 보내는게 맞지 않나? 그정도 일도 안하고 돈벌려고 하는게 어이가 없다

마치며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것은 기술력만큼이나 이런 업계 생태계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하루였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중개업체를 선택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람이 바뀌면 업체의 문화와 대우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업체도 담당자가 바뀌면서 내가 대우받는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수수료를 매월 50만원이상은 벌어줬을텐데.. 이제 노는 개발자들이 많으니 아쉬운게 없나부다

우리 IT 프리랜서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지 말고 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하자. 그리고 서로 존중하는 비즈니스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